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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재난구호 현장이 법당"...'무술 23단' 비구니 현해스님 2018-04-28 20:27:07

[BBS 전영신의 아침저널] (사)대한재난구호안전봉사회 이사장 현해 스님

 

 

□출연 : 현해 스님 / (사)대한재난구호안전봉사회 이사장
□진행 : 전영신 기자

[인터뷰 내용]

▶전영신 :  육상 선수, 배구 선수, 킥복싱 동양 챔피언, 태권도 4단, 우슈 4단, 킥복싱 5단, 격투기 5단, 거합도 5단, 스턴트우먼, 경량항공기 조종사, 마치 어떤 체육단체 소속 회원들의 이력을 모아놓은 것 같지 않으십니까? 그런데 이것이 단체의 이력이 아닙니다. 그것도 놀라운데 더 놀라운 것은 이런 이력들이 어떤 비구니 스님 한 분의 이력이라는 겁니다. 오늘 화제의 인터뷰에서 어떤 분이신지 바로 만나봤으면 좋겠습니다. 행안부 산하 대한재난구호안전봉사회 이사장을 맡고 계시면서 재난 현장에서 구호의 손길을 펴고 계신 현해 스님 전화연결 되어있습니다. 스님 안녕하십니까?

▷현해 스님 :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전영신 :  스님, 태권도, 킥복싱, 격투기 등등 무술 단수가 도합 23단이세요. 어떻게 된겁니까?

▷현해 스님 : 그만큼 옛날에는 많이 좋아하고 사랑했었습니다.

▶전영신 :  출가 전에 무술을 하셨던 것이죠?

▷현해 스님 : 네.

▶전영신 :  스턴트우먼으로도 활약을 하셨고, 경비행기 조종사까지. 그런 에너지는 도대체 어디서 나오셨던 거에요?

▷현해 스님 : 자연적으로 몸에 밴 것이죠. 어렸을 때부터 운동을 시작해서 무술을 연마했기 때문에 반복된 생활을 한 것이잖아요? 그러다 보니까 좀 위험한 일에 도전을 하게 되고, 그 속에서 시련도 많이 겪고, 시행착오도 많이 겪게 되고. 나중에는 눈물어린 결실을 맺게 된 그런 것 같습니다.

▶전영신 :  그러셨군요. 그런데 어느 날, 지금 말씀하셨듯이 그동안 시행착오도 겪고 눈물도 있으셨다고 하셨는데, 이런 정말 활동적인 활동들을 한꺼번에 모두 접고 20여 년 전이죠, 지난 1995년 출가를 선택하셨습니다. 계기를 좀 여쭈어봐도 될까요?

▷현해 스님 : 저는 부모님께서 아주 절실하게 불교를 기도하고 공부하던 어머니가 계셨습니다. 그때는 몰랐었고, 다 성장해서 운동을 하면서 아무래도 무술 속에는 지금 보니까 불교하고 많이 매치가 되어 있었어요. 그 당시에는 몰랐었지만. 그래서 그 주위에 보니까 어른 스님들께서 저를 공부를 많이 시켜주셨습니다. 짧은, 짧은 유학을 보내주신 계기로 제가 나중에는 출가를 하게 되더라고요.

▶전영신 :  자연스럽게 출가로 이어지게 되셨네요. 일상의 모든 순간이 수행입니다, 재난 현장이나 도움이 필요한 곳으로 달려가는 나의 차가 바로 법당입니다, 라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출가 후에 재난 현장을 누비시면서 도움의 손길을 펼쳐 오셨는데, 이렇게 재난 현장과 인연을 맺게 되신 것은 언제부터세요?

▷현해 스님 : 재난 현장과 인연을 맺게 된 것은 제가 경량항공기 조종사가 되면서 소방관님들과 기상학을 공부하면서 자연스럽게 소방서에 놀러가면서 궁금해서, 아 이 분들은 헬기를 조종하면서 기장님이시니까, 궁금한 게 많았죠. 우리가 알고 있는 소방에 대해서 간단하게 생각했는데 그 쪽으로 가보니 굉장히 전문적이고, 위험하고, 여러 일을. 정말 우리가 알고 있는 천사였어요. 우리 수행과 거의, 더 많이 수행을 하는 것 같아요. 꼭 전문적으로 천수경을 외우고 반야심경을 공부해서가 아니라, 일상생활에 남을 배려하고 내 뜻을 전하기보다는 상대편의 뜻을 받아주는, 그런 직업이었어요. 그래서 자연스럽게 그쪽 소방관님들하고 친분을 갖다 보니까 이어진 것이죠.

▶전영신 :  지금까지 활동하시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재난 현장, 아무래도 세월호 사고 현장일까요?

▷현해 스님 : 네,

▶전영신 :  그 당시의 현장에서 구호활동을 하시면서 많은 기억들이 있으시겠습니다만, 가장 안타까웠던 기억이 있었다면 4년이 흐른 지금 어떤 부분이 생각이 나십니까?

▷현해 스님 : 현장에서 많은 생활이 있었지만 그래도 바지선에서, 그 현장이잖아요? 배가 침몰해있던. 그 속에서 기도하면서 학생들을 바다에서 봤을 때, 그때가 굉장히 힘들었고 또 그 학생들과 침몰했던 일반인들을 구호하는, 구조하는 그런 분들을 보면서 굉장히 아팠습니다. 기억에서 제일 아련합니다.

▶전영신 :  세월호 사고가 발생한 지 오늘 16일로 4주기가 됐습니다. 4년의 시간이 흘렀어도 그 당시의 안타까운 기억, 사고 현장, 수습 현장을 바라보면서 들었던 기억들은 여전히 생생할 수밖에 없는데. 세월호 4주기를 맞는 마음이 남다르시죠?

▷현해 스님 : 아무래도 그렇죠. 제가 3주기 때는 목포 신항만에서 7개월하고 열흘 동안 있었거든요? 14년에는 잘 모르고 소방관님들의 조력자가 되고 싶어서 현장으로 달려갔지만 저의 인연법에 따라 수행자였기 때문에 불교 부스에서 함께 수행자 분들하고 스님들하고 함께 일을 했는데요. 이번 세월호 4주년 같은 경우에 저는 그 현장은 안 가고, 이곳에서, 제가 있는 곳에서 안전이라든가 재난에 대해서 구호활동을 하고 있을 예정입니다.

▶전영신 :  사단법인 대한재난구호안전봉사회를 만드시고 이사장을 맡고 계신데.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시는 단체입니까?

▷현해 스님 : 말 그대로 재난구호를 하면서 재난이 나면 현장으로 갑니다. 지진이 나면 지진 현장, 화재 현장이 있으면 화재 현장에 가서 일단 가게 되면 현장 파악을 해야 되잖아요? 그리고 그쪽에 있는 분들하고 항상 미팅을 해서 내가 할 수 있는 것, 우리 단체가 할 수 있는 일을 합니다. 그러면 똑같습니다. 미화 부분에서 급식 부분, 그리고 이재민들의 놀란 가슴을 위로해주고 함께해주는 그런 역할입니다. 그리고 분야 별로 보면, 제가 할 수 있는 것 중에 가장 좋은, 가장 잘할 수 있는 것이 소방 쪽으로 경보기라든가 소화기를 다시 설치해드리는 것이죠. 그러니까 이미 우리가 예방을 하지 못했지만 대비를 하는 마음도 조금 늦었지만 대응하고 복구할 수 있는, 이재민을 위로해주고 다시 생활로, 본연의 일상 터전으로 신속하게 복귀할 수 있는 그런 역할을 도와드리는 겁니다.

▶전영신 :  경주 지진피해 현장에서 계셨을 테고, 제천 화재참사 현장에서 계셨을 텐데요.

▷현해 스님 : 제가 경주 때는 못 갔고요. 포항 지진하고 제천 화재 그때는 현장에서 함께 했습니다.

▶전영신 :  그렇게 일선에서 직접 접하시기에 세월호 참사 이후에 정부가 재난안전체계를 대폭 손질하겠고 했고, 정권이 바뀐 이후에도 경주, 포항, 제천 재난 사고가 여러 건 있었는데. 현장에서 느끼시기에 재난체계가 좀 개선이 됐다든지, 달라진 점이 있습니까?

▷현해 스님 : 전문적인 것은 제가 예민하기 때문에 사양을 하고요. 제가 봤을 때 현장은 많이 달라졌고, 국민을 잘 섬기려는 그런 마음을 담고 오세요. 그리고 무엇보다도 우리들이 하는 작은 목소리도 경청하려는 그런 자세, 책임감, 그리고 책임감 있는 소임을 다 하는 그런 모습으로 현장이 점점 크게 바뀌고 있고. 우리 국민들도 조금은 더 성숙해있다는 것이죠. 저 자신부터.

▶전영신 :  국민적인 아픔을 함께 겪어오면서 국민들도 성숙되어 있는 그런 모습들. 예, 말씀하시죠.

▷현해 스님 :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이제 4주기가 되었잖아요? 그래서 우리가 정말로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사고를 경험한 것이잖아요? 이를 극복할 수 있도록 도와드려야 됩니다. 사고는 다 아시다시피, 기억의 일부로 남아있고, 혼란스럽고, 갈등이 계속되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전영신 :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가 있을 수 있죠.

▷현해 스님 : 이때쯤 되면 더 평소보다 우울한 시간이 찾아오기도 할 것이고, 그러다 보면 이 시기에 내면의 죄책감이나 불안감, 그리고 슬픔이 많이 있기 때문에 그 슬픔을 딛고 일어나야만 심리적인 회복이 좀 될 것이잖아요? 그러면 그 사고를 잊고, 마음의 평화와 안정을 찾을 수 있도록 국가나 국민이 이해해주고, 국가는 그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고 국가가 그들을 지켜줄 수 있다는 신뢰감을 주는 것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이죠. 어제도 다른 현장에 갔다 왔지만, 소위 높으신 분들께서 마음자세가 옛날보다는 많이 따뜻해졌고, 포근해졌고, 가까이 오시려는 마음이 굉장히 커 있었습니다.

▶전영신 :  알겠습니다. 피해자와 유가족들, 세월호 4주기 맞이해서 당시에 또 그 현장에 계셨던 분들을 보듬는 노력들이 계속되어야 한다는 말씀 잘 알겠습니다. 스님, 오늘 여기까지 말씀 나눠야겠습니다. 고맙습니다.

▷현해 스님 : 예, 감사합니다.

▶전영신 :  사단법인 대한재난구호안전봉사회 이사장 현해 스님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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